권중호 대표

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여느 해 연말 같으면 정유년 새해를 맞이하는 이 땅의 민초들의 마음과 어깨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 그리고 설렘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새해에 대한 꿈과 소망은 배신감과 원망, 긴장과 불안감, 절망 등의 두려움으로 축 처져 있기만 하다.

그렇게 어려웠던 2016년을 보내며 새롭게 맞이할 새해인데도 나라 전체의 모든 부분에서 나아질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초들에겐 어두운 터널의 끝이 아니라 터널의 한가운데 서있는 듯 막막하고 처연한 심사만 가득한 듯하다.

무엇 때문일까. 참으로 통곡할 노릇이다. 우리 국민들은 전쟁의 폐허 위에서, 절대 빈곤의 시대를 딛고 참담했던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우뚝 일어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는 어떠한가. 무엇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단 말인가. 누구 때문이라고 굳이 표현하진 않겠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며, 마음만 무거워지고 통한의 눈물만이 가슴을 적시니…

이 나라 모든 국민들의 마음은 너나없이 똑같을 것이다.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촛불민심이 이를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민초들이 이제부터 이른바 ‘잘 나간다는 그분(?)’들의 들러리가 아니며,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흐려놓은 흙탕물 속이 아니다. 그 흙탕물 안에는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청와대를 비롯한 정재계, 관료, 문화·체육, 교육, 외교, 국방 등 여러 분야의 문제가 혼탁하게 섞여 있다. 이 때문에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국민들은 대통령의 소통과 리더십 부재로 많은 고통을 겪은 게 사실이다. 앞으로는 코드인사와 일명 문고리 정치 및 측근정치라는 폐해가 다시는 되살아나선 안 된다.

여야는 즉각 모든 정쟁을 중단하고, 비상대책을 세워 국가의 기틀을 어떻게 하면 바로 세울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민심과 민생이 최우선이다.

다가오는 정유년, 떠오르는 ‘황금 빛 태양의 희망’에 소박한 소원 한 점 띄워보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이는 모든 국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