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로 우리는 주요 경제권 국가로서는 최초로 중국, EU, 미국 등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해 FTA 허브 국가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중 FTA는 단기적인 이익과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시각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과 교역 증대를 통해 이익을 확대하고 공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양국의 공감대가 바탕이 되었다.

한국 기업은 지리적으로 인접하면서도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중국 내수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고, 중국 기업은 한국의 내수시장뿐 아니라 ‘Made in Korea’ 프리미엄, FTA 특혜관세 등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상생형 FTA’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올해 5회째를 맞는 한·광둥성 발전포럼 참석차 지난달 26일 광저우를 방문했다. 한·광둥성 발전포럼은 한국과 광둥성 정부 관계자, 기업인 등 300여명이 참석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경영 애로도 해결하는 중국 지방정부와의 대표적 협의체로 호평을 받고 있다.

후춘화(胡春華) 당서기와의 면담에서도 현지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전달했고, 광둥성 유력 기업들이 한국의 FTA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후 서기도 한·중 FTA에 많은 기대를 표명하면서 광둥성이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중 FTA 타결 이후 우리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다. 하지만 중국 진출이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중국이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더욱 높아졌고, 지역별 특성이 강해 도시마다 사업 방식이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세심한 전략이 요구된다.

우선 지역별 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산둥성은 석유화학, 기계전자, 건설, 자동차 등을 4대 중점 추진 산업으로 선정했고 광둥성은 바이오, 부품소재, 환경, 첨단 IT 등 8대 전략 신흥산업을 중점 육성 중이다.

베이징시와 상하이시, 광둥성, 장쑤성 등 7개 지역은 의료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도 철폐한 바 있다. 지역별 정책 추진 방향을 잘 인지하고 우리 기업의 강점과 연계시킨다면 분명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 각 지방에서 추진 중인 규제완화 정책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작년 12월 상하이시, 톈진시, 광둥성, 푸젠성 4개 지역에 자유무역 시범구를 신설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해 오는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서비스업과 선진 제조업 영역에 대한 개방이 확대되고, 행정 간소화 등 각종 정부 관리 시스템 개혁도 시도될 전망이다. 이들 시범구를 권역별 내수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중국 지방정부와의 협력 채널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이미 광둥성, 산시성과 장관급 협력 채널이 구축되어 있고 올해 내에 산둥성, 쓰촨성 등과의 협력 채널도 추진하고 있다. 한·중 FTA를 계기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들에 이러한 정부 간 채널이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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