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철 수도권기상청장
세계 각국 기상청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정확한 기상예보를 통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방재기상업무이다. 이는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 191개 회원국의 기상청에 모두 해당되는 주요업무 목표다.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예보를 생산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세계기상기구는 1950년 3월 23일 유엔 산하의 특별기구로 확정되고 지난 반세기 동안 예보정확도 향상을 위한 기상관측망 구축과 수치모델개발 등 국제공동협력을 꾸준히 수행했다.우리 기상청에서도 슈퍼컴퓨터 도입, 기상위성 발사 그리고 한국형 수치모델개발 등 예보정확도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세계 10위권의 기상선진국 대열에 올라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대두되면서 세계기상기구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되는 기상기후정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지구기후서비스체제(Global Framework for Climate Services; GFCS)’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지구기후서비스체제’는 기후정보를 사용하는 사람, 정보를 개발하는 사람, 기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합의된 절차 및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기상기후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기상기구는 정보의 생산자 입장에서 국제협력을 추진했으나 이제는 수요자입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또 일부 선진국에서는 기본업무로 방재기상업무를 진행하며 매일 생산되는 엄청난 양의 기상정보를 2차 가공해 산업, 보건, 레저 등에 빅데이터로 활용함으로써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즉, 창조경제를 이끌어가는 국가기상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선진국형의 국가기상서비스는 정보 생산에 집중하는 1차 산업중심에서 정보를 가공해 2차, 3차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다.

우리 기상청에서는 지금까지 초단기예보와 단기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기상청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왔다. 예보국에 우수 인력을 배치하고 선진예보시스템개발을 위해 R&D를 투입하며 예보관 훈련과정 등으로 보다 정확한 예보 생산을 위한 정책을 우선 지원해 왔다.

이는 1차 산업형의 정보 생산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정책으로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정확한 정보를 생산하더라도 이 정보를 수요자가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정보통신, SNS 등 홍보 및 소통정책들을 개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해 수요 맞춤형 정보를 생산·제공하는 선진국형의 국가기상서비스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이 이루어졌다.

선진국형 국가기상서비스의 추진은 우리 기상청의 목표인 ‘신속하고 정확하며 가치 있는 기상서비스 실현’에 담겨 있다. 즉, 정확한 정보 생산과 신속한 정보 전달을 통해서 보다 가치 있는 국가기상서비스를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상청 본부에는 기상서비스진흥국이 출범하게 되었으며 지방청 관측예보과와 기후과가 신설됐다. 지방청 관측예보과에서는 예보광역화를 통해서 1차 정보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기후과에서는 관측예보과에서 생산된 1차 정보를 받아서 2차, 3차 가공해 수요자가 원하는 맞춤형의 최종 서비스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지역기상서비스센터를 통해서 수요자에게 전달하게 된다.

지역기상서비스센터의 직원들은 고객(수요자)을 찾아다니면서 더 많은 기상정보를 활용하도록 해야하며 고객의 요구를 파악, 기후과에 전달해 새로운 서비스 상품의 개발을 유도한다.

이번 조직개편의 또 하나의 핵심은 서울·인천·경기도의 수도권지역 맞춤형 기상서비스를 위한 수도권기상청의 신설에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도시화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도시지역에 대한 맞춤형 기상기후서비스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300만명이 살고 있는 수도권은 서울·인천의 거대도시지역과 경기도의 농촌지역으로 도농복합지역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도시지역의 집중호우로 우면산 산사태와 광화문 돌발홍수와 같은 대규모의 기상재해가 증가하면서 인구밀집 지역에 대한 국민생활 중심의 지역 밀착·맞춤형 기상·기후정보 서비스의 제공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수도권기상청의 신설로 수요자 중심의 안정적이고 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상청의 국가기상서비스가 선진국형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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