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세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들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의 세계들을 겪고 경험해 나간다. 인생사에는 기쁨, 행복, 사랑, 희망 등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존재하지만 그리움, 고독, 슬픔, 분노,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 역시 공존한다.

이러한 인간의 감정은 오랫동안 미술사에서 다루어 졌었던 주제들 중 하나로 인간의 내면적 세계를 탐구하는 사조를 지녔던 표현주의에서 내면·관념 등을 상징적인 이미지로 전달했던 상징주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감정은 예술가들에게는 다양한 표현의 도구가 되어왔다.

노을이 진 후의 거대한 도시야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볼거리이며 장관이다. 온갖 조명들이 앞 다퉈 불빛을 토해내는 장면은 환상적이며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화려한 불빛처럼 수많은 이야기들이 뒤엉킨 도시의 밤은 음과 양을 지닌 우리 삶의 단면들을 극명하게 드러내 주는 거울 같은 존재로 황홀함과 고독함이 교차한다.

홍은앙 작가가 화려한 빛의 도시 야경을 캔버스에 담아 관객을 매혹시키고 있다.

홍 작가의 작품은 도시의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풍경에 주목하기 보다는 빛으로 둘러싸인 밤풍경에 집중되어 있는데 빛의 물성, 반짝거리는 시각적 효과, 불빛과 얽힌 이야기 등 저마다의 야경을 특유의 조형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직접 눈으로 본 유럽 도시들의 기억과 인상을 그만의 메타포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그녀의 거침없는 붓놀림은 천천히 그리고 대담하게, 마치 오케스트라 교향곡의 향연과도 같이 다양한 음계의 높낮이를 보여준다.

때문에 여러 도시의 빛나는 야경은 그녀의 손을 거치면서 검은 야경 속에서 빛의 하모니로 홍은앙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1990년대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체류하며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스케치해 온 홍 작가는 도시의 야경을 관조하며 실제적인 풍경에 주목하기 보다는 화려한 빛으로 둘러싸인 야경에 심취해 그 화려함 속에 일렁이던 뜨거운 감성을 특질적인 조형언어로 화폭에 담았다.

그녀의 작품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태리 밀라노와 베니스, 그리고 홍콩의 도시 등 유럽 도시의 야경에서 경험한 인간의 근원적인 쓸쓸함과 고독한 삶의 흔적을 오롯이 투영한다.
 
미술평론가 김종근 교수는 "그리움, 사랑, 행복, 희망 그리고 고독, 배반 등 인간의 복합적인 감성이 배어 있으며, 고독한 삶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작가 내면의 울림이 빛의 멜로디로 치환된다.

이러한 내면의 의식들이 이는 대상으로서의 도시 야경이 아닌, 감정이입의 대상으로서 취하고, 포옹한 작가의 흔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주어진 조건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새로운 조형세계를 창출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또한 작품을 감상한 관객들은 "작가의 열정이 작품 속에 그대로 묻어나 생동감 있고 밝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공간과 형상의 절묘한 조화, 풍부한 색채감과 유니크한 작품 구성력이 뛰어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 미술의 거목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작가로 인정받는 천경자 화백의 뒤를 잇는 여성작가로 손꼽히고 있는 홍은앙 작가는 왕성한 실험정신으로 구상에서 비구상, 추상에서 반추상까지, 재료도 아크릴과 유화, 크로키까지 넘나들며 작품세계를 진작시키고 있다.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묘한 이끌림에 시선이 고정되는 그녀의 작품은 바라볼수록 그 깊이가 더욱 깊어진다.

특히 예술적 감성과 표현방법론상의 예리한 직관력은 다른 작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인정받고 있다.

홍은앙 작가는 "그림은 그저 내 인생이고, 내 삶의 방식"이라며 "작품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이고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화가로서 최고의 희열이자 기쁨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러시아 국제교류회원, 한·LA국제교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은앙 작가는 나혜석미술대전, 경향신문미술대전,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등 수많은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지난 2008년 열린 '제1회 서울미술관미술대전' 서양화 부문에서 대상을 받으며 한국화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008년에 가졌던 그의 첫 개인전 '포도시리즈' 작품은 생동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싱그러운 과일의 향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편 초기 작품에서 근작까지를 아우르는 홍은앙 작가의 특별전이 용인 아시안 국제 비즈니스센터 내 갤러리 아시안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작가의 작품 약 100여점이 전시되며,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시대별로 꾸며진다. 

이번 특별전은 그가 2008년도에 보여주기 시작한 적포도, 맨드라미 그리고 전원에 펼쳐진 들판의 꽃들이 어우러진 인상파풍의 작품들로부터, 화려한 빛의 도시 야경을 반추상성을 가미한 사실적 기법으로 그려낸 근작인 야경 작품들까지 총망라되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4월 4일부터 6월 13일 까지 약 2달 간 전시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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