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는 국민의 생명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
기업과만의 협소한 소통이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방향 설정해야
환경연합, 학계·시민사회·정부·기업이 참여하는 토론회 개최 예정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전직 환경부관리들로만 구성된 박근혜정부의 환경정책 담당자들은 최근 규제개혁이라는 물결 속에서 대통령의 뜻조차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환경부의 존재 이유와 사명을 망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4월 3일 ‘제1차 환경규제개혁회의’를 개최하고, ‘손톱 밑 가시’인 환경규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기존규제를 10%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의 입장을 대변할 참석자는 전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입장’을 파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환경부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조기에 해결하고, 산업계 및 유관협회와 수시로 주요 환경정책에 대한 상시 소통을 하겠으며, 공무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규제개혁을 촉진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 성과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환경규제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 온 생명체의 터전이며 미래세대의 것이기도 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며 제도다.

또한 환경규제는 환경산업을 발전시키며, 환경투자를 유인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환경규제가 본래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면서 기업 활동이나 시민생활에 불편만 준다면 그것을 합리적으로 고칠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환경부가 진행하듯이 전쟁을 치르듯 목표를 정하고, 조직원들을 독려하고, 규제를 지켜야 할 이해당사자들만 모아놓고 목표를 정하고 협의를 한다면, 환경부 본연의 목적을 망각하고 경제부처와 충성경쟁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이다.

그런 과잉행동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은 물론이다.

이미 3월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박근혜대통령도 환경규제는 꼭 필요한 규제이며, 규제개혁은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푸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무의 성격과 부처의 설립목적이 태생적으로 규제일 수밖에 없는 환경부는 오히려 국민건강과 환경보호를 위해 강화해야 할 규제가 무엇인지를 살피고, 기업의 편의를 위해 잘못 완화하면 문제가 될 규제의 내용을 찾아서 조정함으로써 대통령이 원하는 규제개혁 드라이브 정책의 본래 목적 달성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 차관도 발제자로 참석한 3월 18일 ‘박근혜 정부 1년 환경분야 평가 및 정책제안 토론회’를 통해 환경규제는 규제완화가 아니라 선진화이어야 한다.

따라서 규제가 부족한 부분은 강화시키는 것이 동반되어야 하고, 정부주도가 아닌 사회적인 협의기구가 필요함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규제개혁의 과정에서 오로지 규제의 대상인 기업하고만 연일 논의와 결의를 하면서도, 환경규제가 보호하려고 했던 국민과 환경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고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있다.
 
이런 편향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국민의 입장에서 신속히 규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혹세무민에 가까운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정작 필요한 규제개혁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뿐더러, 결국 박근혜 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불신감만 높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가 포기하려는 역할을 대신하고자 한다.

국민건강과 환경보호를 위해 학계, 시민사회 그리고 정부와 기업의 의견도 함께 수렴하는 환경규제 토론회를 16일부터 5월 중순까지 매주 총 5개 부문별(화학물질안전, 미세먼지오염, 입지규제, 환경영향평가, 기후변화)로 연속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하여 올바른 환경 분야 규제개혁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환경부는 본연의 사명과 목적을 잊지 말고 ‘끼리끼리’ 방식과 ‘과잉충성’ 방식의 규제완화를 중지하고 사회적 합의 도출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우리의 최소한의 요구도 거부할 경우 행정부 감시기구인 국회와 함께, 그리고 환경규제 완화의 피해자가 될 국민과 미래세대와 생명들과 함께 무차별적인, 수량목표달성 방식의 규제완화에 맞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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