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나라 커뮤니케이션 팀장>

올해로 20회를 맞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12월 페루 리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체결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서, 각국 장관급 협상의 위상을 가지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이다. 

실제로 1997년 제3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일본 교토)에서는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국가별 감축량을 수치로 규정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였고, 2007년 제13차 당사국총회(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포스트 교토체제를 담은 ‘발리 로드맵’을 내놓았으며, 2011년 제17차 당사국총회(남아프리카 더반)에서는 ‘더반 플랫폼’을 채택하는 등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굵직 굵직한 결정이 당사국총회를 통해 이루어졌다. 

기후변화센터는 국내 비정부기구로서는 유일하게 제15차 코펜하겐 총회부터 제19차 바르샤바 총회까지 5년간 시민사회 대표단을 구성하여 당사국총회에 참여했으며, 다양한 기후변화 이슈를 주제로 사이드이벤트를 개최하여 국제사회에 한국 NGO의 목소리를 내기위해 노력해왔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결정사항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환경 정책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나, 이에 대한 국내 사회의 관심과 인식 정도는 매우 저조해 보인다. 그 배경에는 국내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해내지 못한 책임이 크다. 

작년 폴란드에서 개최된 제19차 당사국 총회와 관련하여 국내외 대표 언론이 보도한 기사 건수와 내용을 비교해보면 국내 언론의 책임론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당사국 총회와 관련하여 지난 해 11월 한 달 간 총 17건의 기사를 보도했다. 바르샤바에 파견된 특파원이 생산한 기사가 12건, 제휴기사가 3건, 외부 기고 기사가 2건이었다. 특히, 당사국 총회 종료일에 게재된 기고문 “기후위기 : 누가 행동할 것인가?”는 코피 아난(Kofi Anan)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글로, 워싱턴 포스트가 기후변화 이슈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두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프랑스의 대표 일간지 르몽드(Le Monde)는 총 18건의 기사를 보도했다. 현장에서 특파원이 생산한 기사가 11건, 기타 기사가 5건, 논설이 1건으로, 특히 총회 기간을 이용해 브라질·호주·벨기에 특파원이 각각 파견국의 기후변화 관련 이슈를 보도하도록 기사를 구성한 점은 당사국 총회에 대한 데스크의 관심을 짐작케한다. 

그렇다면 국내 언론의 보도현황은 어떠할까? 조선일보는 당사국 총회와 관련해서 총 3건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겨레신문도 3건의 기사를 보도했으며, 선임 기자가 작성한 심층 기사가 1건 있었고 기후변화 전문가 기고가 1건 있었다.

여기 언급하지 않은 다른 국내 언론도 상황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후변화 이슈를 다루는 미국, 프랑스 언론과 국내 언론의 차이는 기사의 내용에서도 크게 구별이 된다. 국내 언론이 주로 당사국 총회의 성과나 평가를 다루었다면, 미국·프랑스 언론은 개도국과 선진국의 입장 차이, 미국·중국·일본·호주 등 타 국가의 동향, 주요 인사 인터뷰, 탄소세, 환경단체들의 반응, 당사국 총회 유치국인 폴란드의 탄소배출 문제 등 매우 다양한 주제를 취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협상 당사국 총회에 대한 국내 언론의 관심은 왜 이렇게 저조할까? 기후변화협상 보다 더 중요한 다른 사회적 이슈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기후변화협상 이슈와 관련한 언론의 역량 부족이 이슈의 중요성에 대한 몰이해와 무관심으로 드러난 것일까? 

비단 언론의 탓은 아닐런지 모르겠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전반적인 의식수준이 못미친 까닭일 수도 있고, 기후문제에 관심을 유도하고 역량 배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사회의 한계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한 개선책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
국내외 주요 소식을 발빠르게 전달하고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인식을 제고하는 것은 결국 언론의 역할일 것이다.

2014년 리마 총회와 2015년 파리 총회는 Post-2020 신기후체제 마련을 위한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한국이 기후변화협상의 주도권을 가지고 GCF유치국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국내 언론이 나서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